2010년 4월 1일 목요일

조명에 관하여


오늘은 조명에 관한 얘기를 좀 해볼까 한다

조명은 빛을 비춘다는 말이다. 똑갈은 피사체를 찍어도 여러가지 조명을 잘 비추면 사진이 더 잘 나오리라는 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조명을 잘 조작하여 원하는 결과를 얻을 줄 알게 되면, 카메라를 들고 밖에 나갔을 때도 자연 상태의 빛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오늘 얘기에서는 직접 조작할 수 있는 조명과 상황에서 주어진 조명을 가리지 않고 살펴 보겠다.

자 그럼 일단 3점 조명부터 살펴보자. 읽다가 중간중간 모르는 용어가 있으면 검색해보시라.

스튜디오의 조명 세트다. 민망하니까 자세히 보지는 말자. 실제 사진을 찍는 순간이 아니라, 조명을
미리 켜보고 그림자가 어떻게 떨어지나 살펴보기 위해 약한 지속광을 켜놓은 상태다. 이 촬영은 배경을 하얗게 날리는 촬영이므로 백라이트를 쓰지 않았다. 이 조합에 백라이트까지 쓰게 되면 그걸 3점조명이라고 한다.


3점조명이란 말 그대로 세 점에서 조명을 때리는 방법이라는 뜻이다. 고전적인 조명법이며, 대부분의 스튜디오에서 갖춰놓고 사용하는 조명이다. 위에서 본 모습은 다음과 같다


주조명과 부조명을 피사체 앞 약간 위에서 양쪽에서 쏴준다. 주조명이 가장 밝고, 주조명만 쏘면 그림자가 너무 어두워지니까 부조명으로 그림자를 덜 어둡게 해준다는 기분으로 쏴준다.
뒤에서 쏘는 스포트라이트(백라이트)는 피사체의 윤곽을 매우 밝게 비춰주는 조명이다. 피사체 완전 뒤 또는 뒤쪽 측면에서 피사체를 강하게 비추는 직접조명이다.
주 조명과 부조명의 세기 차이나 각도, 백라이트의 유무 등은 상황에 따라서 적절하게 조절하면 된다.

스튜디오 차릴 것도 아닌데 왜 이런 3점조명부터 살펴보냐고?
실제 상황에서 빛을 잘 발견하고 조합하려면 기본을 잘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런 조명이 3점 조명의 응용일 수 있다. 주 조명은 벽에 반사된 햇빛, 보조 조명은 하늘 빛, 스포트라이트는 머리 뒤로 지고 있는 태양이다.
주조명과 부조명의 구분이 거의 없고, 백라이트가 거의 옆에서 들어오고 있다는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이런게 바로 자연 상황에서의 응용이다.

주조명과 부조명과 백라이트, 이 세가지를 염두에 두면서 다른 상황도 좀 더 살펴보자

우선 정면 태양광.
태양을 등지고 사진을 찍는 거다. 사물이 가진 색상이 가장 잘 나타나며 사진의 선예도 역시 가장 좋다. 시간대가 약간 늦은 오후라서

3점 조명은 인물 사진 뿐 아니라 기타 피사체를 찍을때 가장 기본적으로 숙지하고 있어야 할 조명이기 때문에 살펴 본 거고, 오늘 알아볼 조명은 제목에서 밝혔다시피 '뽀샤시 조명'이다.

뽀샤시 조명은 '위에서 떨어지는 확산광'이 핵심이다


위에서 살펴본 배치는 다음과 같다


피사체 머리 위 전방에서 매우 넓은 확산광이 떨어지는 게 핵심이다. 피사체의 옆 또는 약간 뒤에서 쏴주는 조명은 윤곽선을 살려주는 역할로서 양념에 해당한다고 보면 되겠다. 얼굴의 굴곡이 사라지기 때문에 윤곽이나 피부가 매끈해보이고 화사해보이게 된다. 3점 조명이 여권사진용이나 테너 가수의 프로필 사진용이라면, 뽀샤시 조명은 아이돌 그룹 앨범 자켓이나 의류 화보용이라고 볼 수 있다. 스튜디오에서 저런 조명을 시도하려면 매우 큰 공간과 강력한 조명기구가 필요하다.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포인트는, 이런 뽀샤시 조명을 일상 생활에서 찾아보자는 거다.

우선 식물원을 가 보자


식물원은 천정 확산조명을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키큰 식물이 측면을 가리고 있지 않은 비닐하우스는 약간 곤란하다. 천정-전방-에 거대한 확산 조명이 있는 것과 온 사방이 밝은 것은 다르다.) 식물원은 배경 또한 멋지기 때문에 멋진 인물사진을 찍기 좋다. 다만 전체적인 광량이 부족한 경우가 있어서 셔터스피드 확보에 유의해야 하고, 유리 색깔이나 식물의 초록빛 때문에 화이트 밸런스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흐린 날 숲속에서 역시 화사한 인물사진을 찍을 수 있다. 뽀샤시 조명 그림에서 '양념'이라고 말했던 광원을 나무숲 사이에서 발견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냥 흐린 날이 아니라 어둡고 밝은 부분이 적절히 조화되어 있으면 역시 화사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단지 흐린 하늘이 있기만 해서는 뽀샤시 조명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배경이 충분히 어두워야 하고, 양념이 될만한 측면 조명이 있어야 한다.


사진기에 달 수 있는 플래시로도 손쉽게 천정 확산 조명을 만들 수 있다. 단, 천정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충분한 확산 효과가 없기 때문에 마치 무대 위에서 머리 위에서 떨어지는 스포트라이트 같은 느낌이 날 수 있다. 플래시 빛이 피사체 머리 위 앞부분을 넓게 비추어야 하고, 천정 바운스 빛 뿐 아니라 측면에서의 조명 양념이 추가되면 더욱 좋다.

3점조명과 뽀샤시조명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해보면 50만원과 100만원에 해당한다. 3점 조명을 잘 응용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면 50만원짜리 기념 앨범을 집에서 만들 수 있고, 뽀샤시 조명을 잘 응용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면 집에서 100만원짜리 기념 앨범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모두들 잘 연마하여 멋진 사진들을 찍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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