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 8일 토요일

낡은 카메라


99년 말, 거금을 주고 구입한 최신모델 소니 사이버샷 F-505입니다. 기역자 모양의 파격적인 디자인에,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작은 크기. 4X6 사이즈 인화에 손색이 없는 대용량 200만화소.
지하철 파업 속보전을 하며 빌려 써 본, 디스켓이 들어가는 130만화소 디카에 비하면 정말 빠르고 사진 잘 나오는 완벽한 장비였지요.

20세기가 저물고 디카 붐이 본격적으로 일면서 디시 인사이드에 슬슬 장비병 환자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뭐, 저라고 해서 딱히 카메라 스펙에 초연해진 사람은 아닌지라 당시 '여자친구'였던 비니에게 새 디카 캐논 G1을 선물하고는 종종 '빌려쓰는' 꽁수를 쓰고 있었습니다. 그 무렵 디시에 올린 글입니다.

디시 사용기 보기

이후로도 이 기계를 1년 이상 더 썼습니다. 결국 2002년 말에 니콘에서 나온 당시 최신기종을 하나 구입을 하고 이 카메라는 장롱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미 중고시장에 돈을 받고 팔거나 누구에게 선물로 줄만한 상태가 아니었거든요.

지금은 이 카메라를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십니다. 핸드폰도 300만화소가 나오는 마당에 작고 사진 잘 나오는 요즘 카메라를 추천해드렸지만, 전원 들어오고 사진 찍히면 괜찮다면서 아직도 잘 쓰고 계시는군요. 새해를 맞아 암사리조트에 며칠 지내시는 동안 찍어보았습니다.

기계식 카메라로 치면 거의 신제품이나 다름 없지만, 디지틀 카메라로 치면 환갑이 넘어가는 '여섯살'짜리 카메라입니다.


505로 찍은 한강입니다.

댓글 1개:

  1. 명품(?).. 꿈에 디카.. 얼마전 동대문 벼룩시장에서 저만큼이나 낡은 505를 보았을때의 설레임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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